
결혼식 올린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아있어요. 그중 제일 발목 잡고 있는 게 바로 본식 스냅 사진 셀렉이에요. 사진은 당연히 예쁘게 나오겠지, 하고 덤덤하게 생각했는데… 이게 진짜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사진 셀렉, 생각보다 오래 걸려
본식 스냅 작가님한테 사진을 받았는데, 정말… 파일이 몇 천 장은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엔 ‘몇 장만 고르면 되겠지’ 했는데, 작가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열어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어요. 웨딩드레스 입고 입장하는 사진부터 식사하는 모습, 하객들 웃는 얼굴까지… 정말 찰나의 순간들을 다 담아주셨더라고요. 감사하긴 한데, 이걸 언제 다 보나 싶었죠. 저희는 앨범 포함해서 100장 정도만 고르면 된다고 들었는데, 100장 고르는 게 정말… 어나더 레벨의 일이더라고요. 사진마다 다 비슷해 보이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표정, 다른 각도… 이걸 고르느라 거의 주말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것 같아요. 밥 먹다가도, TV 보다가도 ‘아, 이 사진은 그래도 좀 괜찮았나?’ 하고 계속 떠올리게 되고… 진짜 밤새울 뻔했어요.
웨딩드레스 셀렉보다 더 어려웠던 스냅 사진 셀렉
웨딩드레스 고를 때도 선택 장애가 오긴 했지만, 그래도 웨딩드레스는 눈에 딱 보이는 걸 고르면 되잖아요. 근데 스냅 사진은… 제 표정이 어떤지, 제 옆에 있는 남편은 뭘 하고 있는지, 하객들은 어떻게 웃고 있는지… 하나하나 다 신경 써야 하더라고요. 심지어 저희 부모님 사진은 꼭 넣어야 하는데, 부모님 두 분 다 잘 나온 사진을 고르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한 분은 눈을 감고 있고, 한 분은 약간 찡그린 표정이고… 이런 사진들을 보면서 ‘아, 이걸 그대로 앨범에 넣어야 하나, 아니면 좀 덜 예쁜 사진이라도 넣어야 하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후회할까 봐, 진짜 신중하게 고르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다 보니 시간이 더 오래 걸렸어요. 한 장 한 장 보면서 ‘이때 진짜 행복했지’ 하고 추억팔이를 하기도 하고, ‘아, 이때 좀 더 밝게 웃을걸’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고… 감정 소모가 상당했어요.
작가님과의 소통, 미리 했어야 했나?
나중에 알고 보니, 스냅 사진 셀렉할 때 작가님한테 원하는 분위기나 꼭 넣고 싶은 사진 구성을 미리 말씀드리면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저희는 그냥 작가님이 알아서 잘 찍어주시고, 저희가 잘 골라주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예를 들어, ‘저희 부모님 사진은 꼭 클로즈업해서 넣어주세요’라든지, ‘버진로드 걷는 순간은 특히 드라마틱하게 찍어주세요’ 같은 구체적인 요청을 미리 했으면, 작가님도 그걸 염두에 두고 촬영해주시고, 저희도 셀렉할 때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사진을 다 보고 나서야 ‘아, 이럴 걸 그랬다’ 하는 것들이 자꾸 떠올랐어요. 결국 100장 고르는데 거의 3주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고요.
사진 고르다가 남편이랑 살짝 싸울 뻔
이게 은근히 서로의 취향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저는 제 모습이 잘 나온 사진을 고르고 싶고, 남편은 하객들 웃는 모습이나 분위기 위주로 고르고 싶어 하고… 또, 저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좀 더 연출된 듯한 느낌의 사진을 선호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이게 더 좋은데?’ ‘아니, 나는 이게 더 자연스러운데?’ 하면서 의견 충돌이 몇 번 있었어요. 결국에는 ‘그래, 당신 마음에 드는 거 골라’ 하고 넘어가기도 하고, ‘그럼 이번엔 내가 고를게’ 하고 양보하기도 하면서 타협점을 찾긴 했지만, 처음에는 좀 삐걱거렸던 것도 사실이에요. 결혼 준비하면서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다시 한번 느끼는 결혼식의 감동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사진을 다 고르고 나니 그때의 감동이 다시 밀려오는 것 같아요. 사진 한 장 한 장에 그날의 추억이 다 담겨 있더라고요. 특히 저희 둘이 눈 맞추고 웃었던 순간, 부모님 손 잡고 입장했던 순간, 친구들이 축하해 주며 환호했던 순간들이 사진으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앨범이 나오면 또 얼마나 예쁠까 기대되기도 하고요. 물론 사진 셀렉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사진들을 보면서 평생 추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해요. 다음번에는… 다시는 이렇게 많은 사진을 셀렉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사진 정말 많네요! 남편분과 취향 차이 때문에 의견 충돌이 있었다니, 결혼 준비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