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다 비슷해 보이던 본식 스냅 사진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사실 별게 없었다. 그냥 남들이 다 한다는 웨딩박람회에 몇 군데 다녀온 게 전부였다. 거기 가면 뭐든 정리가 될 줄 알았다.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박람회도 가보고, 인터불고에서 하는 곳도 기웃거려 봤는데, 사실 가서 들은 얘기는 거의 다 비슷했다. 스드메 패키지에 본식 스냅까지 포함하면 가격이 얼마고, 여기서 당장 계약하면 어떤 혜택이 있다는 식의 이야기들. 그때는 그냥 상담해주시는 분이 친절하면 그게 좋은 업체인 줄 알았다. 특히 본식 스냅은 그냥 사진만 예쁘게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게 나중에 보니 생각보다 더 피곤한 작업이었다.
사진첩을 뒤지다가 놓치게 된 것들
한참 인스타그램이랑 네이버 카페를 뒤지면서 느낀 건데, 업체가 너무 많아도 문제다. 처음엔 대전 ICC웨딩홀이나 BMK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쭉 봤다. 화사한 스타일, 세피아 톤이 들어간 스타일, 정말 선명한 느낌의 사진들. 며칠을 밤새워가며 보니까 눈이 핑핑 돈다. 솔직히 말하면 누가 찍어도 조명 좋은 예식장에선 다 예쁘게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다. 50만 원대 가성비 스냅부터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작가님들까지 가격대가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예산을 잡을 때 스냅에 이만큼 돈을 쓰는 게 맞나 싶어서 한참 고민했다. 원주 쪽 스드메 업체랑도 비교해보고 청주 본식 스냅도 찾아봤는데, 결국 남는 건 ‘내가 어떤 느낌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혼란뿐이었다.
결국은 작가의 취향이 내 취향이 되는 과정
어느 날은 쨍한 사진이 좋았다가, 다음 날엔 자연스러운 스냅 사진이 또 좋아 보였다. 고민하다가 결국 작가님들 개인 포트폴리오를 다 뒤졌다. 그러다 보니 웨딩드레스 추천이나 메이크업 샵 정보는 어느샌가 뒷전이 되었다. 촬영을 어떻게 할지, 신부 대기실에서 친구들이랑 웃는 모습은 어떻게 담길지 상상만 하게 된다. 웃긴 건 이렇게 고민을 많이 했는데도 막상 본식 당일에는 정신이 없어서 작가님이 시키는 대로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촬영 콘셉트를 기획하고 스토리를 담아낸다는 고급스러운 문구들을 볼 때마다, ‘나는 과연 저런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현장에서 느낀 미묘한 거리감
얼마 전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작가님이 ‘요즘은 자연스러운 찰나를 포착하는 게 유행’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자연스러움이라는 게 참 어렵다. 돈을 쓰고 예약을 하는 건데,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지 확신이 없으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잠실 쪽 예식장을 알아볼 때도 느꼈지만, 인기 있는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스냅 업체도 거기에 맞춰야 했다. 선택권이 있는 듯하면서도 막상 없다는 느낌이랄까. 가격이 싼 곳을 고르자니 나중에 후회할 것 같고, 비싼 곳은 지금 예산으로 감당이 안 될 것 같고. 매번 결정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가끔은 그냥 다 놓고 싶어지기도 한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숙제
아직 본식 스냅 업체를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못했다. 다음 달에 또 다른 박람회가 열린다고 하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이제는 누가 어디가 좋더라 하는 말보다, 내가 꽂힌 그 사진 한 장의 느낌을 재현해줄 작가를 찾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결혼식 날은 하루인데 왜 준비하는 과정은 이렇게 끝도 없는지 모르겠다. 주변 친구들은 그냥 적당히 타협하고 예약하라는데, 한번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사진이라고 생각하니 쉽게 결제가 안 된다. 오늘도 마음에 드는 사진 구도를 하나 캡처해서 핸드폰 갤러리에 저장해뒀다. 이게 나중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 고민이 언제쯤 끝날지 궁금할 뿐이다.
인스타그램 보다가 비슷한 고민하는 분들 많이 있던데, 업체별 스타일 진짜 다르더라구요.
사진 하나를 찾으려고 하니 정말 시간 많이 걸리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라 그런가, 좀 더 구체적으로 원하는 느낌을 설명드리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