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견적 받으러 돌아다니다 지쳐서 결국 그냥 결제했다

가전제품 견적 받으러 돌아다니다 지쳐서 결국 그냥 결제했다

가전 매장 투어의 피로감

주말마다 백화점 가전 매장을 도는 게 신혼부부의 통과의례라던데, 직접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롯데백화점 웨딩 페어 기간이라고 해서 혹하는 마음에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매장 직원들이 붙어서 설명을 쏟아내는 게 부담스러웠다. 삼성전자 매장에서는 얼음정수기 냉장고가 그렇게 좋다고 해서 한참을 들었는데, 막상 가격표를 보니 렌탈과 구매 사이에서 고민만 깊어졌다. 사실 내가 원했던 건 깔끔한 견적 비교였는데, 상담을 받을수록 점점 견적이 복잡해졌다. ‘이걸 지금 안 사면 손해’라는 식의 압박이 느껴져서 주말 오후 시간을 통째로 매장에서 보냈다.

견적의 미로와 B2B 도매몰에 대한 미련

지인들 말로는 B2B 도매몰을 이용하면 훨씬 싸다던데, 사실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정보가 너무 폐쇄적이다. 괜히 이상한 사이트에서 알아보다가 사기나 당할까 봐 불안해서 결국 대형 매장을 택한 건데, 카드 실적 조건이나 멤버십 포인트 같은 걸 다 따져보면 대체 뭐가 제일 싼 건지 머리가 아프다. 어떤 분은 1천만 원 넘는 가전을 다 채우고 200만 원 정도 캐시백을 받았다고 자랑하는데, 나는 당장 눈앞의 혜택 몇십만 원에 벌벌 떨고 있는 것 같아서 약간 현타가 왔다.

엘지냐 삼성이냐의 쓸데없는 고민

처음엔 엘지 가전이 무조건 좋다길래 엘지전자 베스트샵 천안 지점까지 가서 상담을 받았다. 사실 성능 차이를 체감하기엔 내 눈이 너무 평범한가 싶기도 하고, 결국 디자인 예쁜 게 장땡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삼성 제품은 스마트싱스 연결이 편하다고 강조하는데, 내가 정말 그 기능을 다 쓸까 싶다. 30분 넘게 상담을 받았는데, 막상 집에 오면 누가 뭐라 그랬는지 기억도 안 난다. 견적서만 세 장이 넘는데, 이게 정말 합리적인 소비인지 누가 좀 답을 줬으면 좋겠다.

침대는 과학인지 뭔지

가전만큼이나 고민됐던 게 침대였다. 트윈 침대를 할지, 그냥 킹 사이즈로 하나를 살지 신랑이랑 한참 싸웠다. 사무실에서 쓰는 간이 침대 같은 거 말고 진짜 잠이 잘 오는 걸 찾고 싶었는데, 막상 누워보면 다 거기서 거기 같고. 며칠을 돌아다녀도 결론이 안 나서 결국 중간 정도 가격대의 브랜드를 골랐다. 가전도 그렇고 침대도 그렇고, 이게 한번 사면 10년은 쓴다는데 10년 뒤의 내 취향이 지금이랑 같을 리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 하면 돈 쓰는 게 너무 아까워진다.

일단 저질러버린 후의 느낌

오늘 결국 가전 패키지를 결제했다. 견적은 대충 1,500만 원 정도 나왔는데, 솔직히 더 싼 곳이 있을 거라는 찝찝함은 가시질 않는다. 롯데백화점 마일리지 적립을 두 배로 해준다는 말에 혹해서 사인하긴 했는데, 이게 정말 잘한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이 귀찮은 과정이 끝났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배송 날짜 맞춰서 설치 기사님들이 오시는 것만 생각하자. 나중에 후회해도 어쩔 수 없지, 이미 결제는 끝났으니까.

댓글 2
  • B2B 도매몰 얘기 정말 공감되네요.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보 접근성 차이 때문에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저도 침대 고민 진짜 깊게 했었어요. 10년 뒤 생각하면 지금의 취향이 달라질 거라는 말씀,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