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정보회사(이하 결정사)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할 때부터 나도 슬슬 고민이 됐다. 특히 주변에 ‘이 사람은 진짜 괜찮은데, 왜 아직 결혼을 못 했을까?’ 싶은 친구들이 자주 보였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정사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아니, 돈을 주고 사람을 만나는 게 말이 돼?’라며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시간 낭비에, 괜히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닐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 수준에 이걸 해야 하나?’ 하는 자존심 싸움이 은근히 컸다. 친구 Y가 “진짜 괜찮은 사람 만나고 싶으면, 그래도 한 번은 해볼 만해. 나는 여기서 지금 만나는 사람이랑 잘 되어가고 있어”라고 말할 때도,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그래도 결국 나는 결정을 내렸다. 30대 중반,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결혼했거나, 연애는 하지만 결혼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을 보니 ‘언젠가는 나도 필요하겠다’ 싶었다. 마침 3개월 이용권 프로모션도 하고 있었고, 가격은 100만원대 초반이었다. 친구 Y처럼 ‘좋은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이 정도 비용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를 실패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지만, ‘안 하면 더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컸다.
결정사 이용, 기대와 현실 사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정보의 비대칭성’이었다. 가입할 때 꽤 상세한 서류와 면담 과정을 거치는데, 이게 나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내심 ‘좋은 사람’이라고 어필하고 싶은 마음과,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야 하는 마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좀 했다. 결국 나는 솔직함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아무리 좋은 조건의 상대를 소개받아도, 나 자신을 속여서 만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 매니저님과 상담했을 때, 나는 ‘나이가 조금 있더라도, 가정적이고 배려심 깊은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경제력은 어느 정도 있으면 좋겠지만,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2주 정도 기다렸을까, 첫 번째 소개가 들어왔다. 예상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었다. 연봉은 높았지만, 대화 중에 ‘자기중심적인’ 면모가 조금 보였다. ‘아, 이게 내가 말한 ‘괜찮은 사람’이랑은 좀 다른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했던 ‘차분하고 배려심 깊은’ 느낌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이게 내가 설명했던 조건과 실제로 매칭되는 사람 사이의 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두 번째 소개받은 분과 세 번 정도 만났다. 이전 사람보다는 대화가 잘 통했고, 가치관도 비슷해 보였다. ‘이 정도면 정말 잘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상대방이 갑자기 ‘더 이상 만나기 어렵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이유는 ‘나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분명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뭘 잘못했나?’, ‘어디서부터 오해가 생긴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3개월 이용권 중 2개월이 남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약 200만원 정도의 비용과 3개월이라는 시간을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라고 느껴졌다.
비용과 시간, 그리고 현실적인 고려사항
결정사를 이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것도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이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은 두 사람이 맞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과정을 통해 배우자를 만나고 행복하게 결혼하지만, 나처럼 ‘시간과 돈을 썼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비용: 일반적으로 3개월 이용권이 1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6개월, 1년 단위로 하면 더 비싸진다. 개인적으로는 3개월 정도 단기로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 길게 이용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오히려 조급해질 수 있다.
시간: 처음 가입 상담부터 시작해서, 프로필 확인, 소개받고 만나는 과정까지 최소 2주에서 1달 이상 걸린다. 매칭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몇 달이 훌쩍 지나갈 수 있다. 나는 3번 정도 소개받는 데까지 약 1달 반 정도 걸렸다.
매칭 기준: 결정사마다, 그리고 상담 매니저마다 ‘이상형’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정적인 남자’와, 결정사가 생각하는 ‘가정적인 남자’가 다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초기 상담 단계에서 최대한 명확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분들에게는 추천… 그리고 비추천
결혼정보회사를 고려해볼 만한 분:
* 시간이 부족하거나, 주변에서 이성 만날 기회가 현저히 적은 분: 특히 직장 생활로 바쁘거나, 활동 반경이 좁은 경우, 객관적인 소개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다양한 연령대,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분: 일반적인 만남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프로필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 객관적인 피드백과 관리를 받고 싶은 분: 매니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연애 스타일이나 결혼관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모든 매니저가 그렇지는 않다.)
결혼정보회사를 굳이 추천하지 않는 분:
*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분: 100만원 이상의 비용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실패했을 때의 금전적 부담이 크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낫다.
* ‘완벽한’ 상대를 찾고자 하는 분: 결정사를 이용한다고 해서 ‘없는’ 사람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는다. 결국 나와 비슷한 수준의, 현실적인 상대방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너무 높은 이상을 가지고 접근하면 실망할 수 있다.
* 자존감이 낮거나,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분: 가입 과정이나 매칭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평가나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부분에 예민하다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솔직한 마무리
결정사 경험은 나에게 ‘결혼’이라는 것을 좀 더 현실적으로 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비용을 지불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나처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3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혹시 모를 실패에 너무 좌절하지 말고, 이 과정 자체를 나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면, 돈을 썼더라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지금 당장 심각하게 ‘결혼’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기다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3개월 단리로 경험해보는 게 좋으세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그 말씀에 공감합니다.
정말 매니저와의 상담에서 연애 스타일을 짚어보는 게 중요하네요. 제가 생각해보니, 저도 처음 상담할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봤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