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쪽 웨딩홀 투어 돌다가 결국 주차장에서 힘 다 뺐다

노원 쪽 웨딩홀 투어 돌다가 결국 주차장에서 힘 다 뺐다

강남과 노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시작

처음에는 결혼식장 알아볼 때 남들 다 하는 것처럼 강남예식장 리스트부터 뽑았었다. 인스타그램에 나오는 예쁜 하우스웨딩이나 어두운 호텔풍 홀들이 다 강남 쪽에 몰려 있으니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양가 부모님 손님들 오시는 동선을 따져보니 그게 아니었다. 우리 쪽은 의정부랑 도봉구 쪽에 친척들이 많고, 예비 신부 쪽은 남양주 쪽이라 강남까지 내려오시라고 하기엔 주말 올림픽대로 교통체증이 벌써부터 눈에 선했다. 그래서 결국 타협점을 찾은 게 서울 북부의 중심인 노원웨딩홀 쪽이었다. 서울예식장 중에서 강북권에 있는 곳들을 추려보니 의외로 선택지가 많지 않았는데, 그중에서도 교통이 그나마 낫다고 하는 곳들을 골라 주말에 상담 예약을 잡았다. 예약 전화 연결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요즘은 웨딩홀 투어 예약하는 걸 워크인으로 가기도 힘들고, 전화로 겨우 시간 맞춰서 가야 하더라.

주말 오후 노원역 근처의 엄청난 교통량

토요일 오후 2시쯤 노원에 있는 더블레스 컨벤션을 향해 가는데, 노원역 사거리 근처에 들어서자마자 차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주차가 편하다는 후기를 분명 인터넷에서 보고 갔는데, 막상 주차장 입구에 다다르니 대기하는 차들로 꼬리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차 요원분이 바쁘게 수신호를 하고 계셨지만 밀려드는 차량을 감당하기엔 버거워 보였다. 겨우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거의 20분 넘게 걸린 것 같다. 상담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진이 다 빠져서 예비 신부랑 둘 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식장 내부로 들어가니 로비는 하객들과 다음 타임 대기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웅장하고 예쁘긴 한데, 이 북적거림 속에서 우리 손님들이 편하게 쉴 공간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1년 전인데도 골든타임이 없다는 현실

상담실에 앉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견적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가 결혼하려는 날짜가 내년 가을이었는데, 1년도 더 남은 시점이라 당연히 원하는 시간대가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상담 직원이 보여준 모니터 화면에는 12시나 1시 같은 골든타임은 이미 다 빨간색으로 마감 표시가 되어 있었다. 남은 건 오전 11시 아니면 오후 3시 반 이후의 애매한 시간대뿐이었다. 대관료와 식대 가격도 생각했던 것보다 꽤 비쌌다. 대관료는 대략 350만 원 선이었고, 식대는 보증인원 250명 기준으로 인당 6만 5천 원 정도를 불렀다. 당일 계약 혜택을 적용하면 조금 깎아준다고는 하지만, 강남예식장보다는 저렴할지 몰라도 결코 가벼운 금액은 아니었다. 30분 동안 기계적으로 이어지는 설명을 들으면서, 결혼식이라는 게 정말 거대한 비즈니스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의정부나 강북 쪽으로 눈을 돌려보았지만

노원에서 마땅한 시간대를 찾지 못해 결국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기로 했다. 예비 신부와 고민하다가 차라리 조금 더 위쪽인 의정부웨딩팰리스나 그 주변 예식장들도 알아봤다. 의정부 쪽으로 가니 확실히 주차 공간이나 홀 규모 대비 가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있어 보였다. 식대도 5만 원 중후반대로 노원보다는 조금 저렴한 편이었고, 시간대 선택도 약간 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오시는 하객들 입장을 생각하니 의정부는 또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발목을 잡았다. 서울예식장 타이틀을 포기하고 경기도권으로 넘어가는 게 맞는지, 아니면 그냥 노원 쪽에서 늦은 오후 시간이라도 계약을 해야 하는지 머리가 아파왔다.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차 안에서 한참을 서로 눈치만 봤다.

결국은 적당히 타협해야 한다는 찝찝한 결론

결국 우리는 아직 아무 곳도 계약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도 카페 글들을 찾아보며 식대가 얼마네, 주차가 어떻네 하는 후기들을 계속 들여다봤지만 볼수록 선택만 더 어려워질 뿐이었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완벽한 웨딩홀은 세상에 없고, 결국 주차든 밥값이든 시간대든 하나는 포기하고 타협해야 한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깨달았다. 다음 주에는 다시 강북구 쪽의 다른 서울예식장을 가보기로 예약은 해두었지만, 거기도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는 예감이 든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선택의 연속이라더니, 첫 단추인 식장 잡기부터 이렇게 에너지를 뺏길 줄은 정말 몰랐다. 아직도 달력에 동그라미 쳐둔 날짜들을 보며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댓글 4
  • 의정부 웨딩팰리스 보러 가보니까 주차랑 홀 크기 대비 가격이 괜찮더라고요. 서울 손님들도 고려하면 좀 더 고민되긴 하지만요.

  • 주차 대기 때문에 거의 쓰러질 뻔했어요. 저도 결혼 준비할 때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거든요.

  • 의정부 웨딩팰리스 주차장, 생각보다 컸네요. 서울에서 오는 하객들을 고려하면 정말 중요한 요소인데.

  • 의정부 쪽으로 갔을 때 주차랑 홀 규모 대비 가격이 괜찮아서 좋았어요. 시간대도 좀 더 여유 있어서 다행이었죠.